최첨단 썸네일형 리스트형 가상현실 VR? NO, 증강현실 AR! YES!! 골목 어귀, 사과 상자 괴어 놓고 정방형의 작은 마분지 위에 찹쌀반죽 빚어 다람쥐를 앉히고 토끼 귀 쫑긋 세워 두 눈 휘둥그레 놀래키던 아저씨가 있었다. 그 사과상자 앞에 괸무릎 턱 받쳐 오종종 구경거리로 시간을 죽이던 새삼스런 추억이 이제 증강현실이란 명칭으로 살아난다. 색색의 찹쌀반죽을 늘이고 다독여 꽃뱀을 만들고, 멍멍 바둑이와 꿀꿀이 돼지를 만들어 내던, 그 희한한 손재주의 아저씨는 비록 군내나고 옹색했던 시절이었다해도 나에겐 시쳇말로 최고의 프로그래머였다. 찹쌀 소조를 3D로 대체하고, 정방형의 마분지를 마커로 바꾸었을 뿐 그 색동 찰쌉인형들은 무채색의 골목 안을 화려하게 변신시켜주던, 일종의 증강현실이었다. 응달 벽, 해거름에 저린 다리 끌며 멀어져 가던 그 골목길 프로그래머들의 금의환향. 그.. 더보기 이전 1 다음