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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래도 雀酌作

그래


바닥은 바닥이다 그래 밀어
올려도 끌어 당겨도 바닥은
바닥이다 그래
높이도 바닥이 되고 높게
엎드리거나 더 낮게
기어가는 그래
바닥이 만나는 바닥의
표면장력도 바닥이다
그래.

     염씨는 달구 똥구멍 줄줄 새는 새벽 양계장 알전구를 삼켰다 그래 두꺼비집 내려요, 애들 아빠 죽어요 그래 봉화댁 손 닿지 않는 두꺼비집 제비집 똥칠 허연 새벽 허연 여명을 내려요 그래 어깨죽지 깊이 내려 쓴 사료푸대가 용수처럼 보여 "죽을 심으로 날어, 날란 말이여 바닥을 차고 높다랗게들 날아 오르란 말여." 사료푸대 벌건 염씨 몸 속에 알전구가 알을 깠다 그래 새벽 하늘 알 한 개 벌겋게 굴러 나오고 새벽 양계장 둔덕 목숨 하나 벌겋게 굴러 다니고 그래 까 먹은겨. 이자 까먹은 겨 나는 걸 이잔 다 까먹은 겨. 달구새끼 기어 뒹구는 바닥 조류독감이래 그래 사는 게 독감 아닌 게 어딨냐 그래 날 거여, 날 거랑께 바닥을 차고 날아도 바닥은 바닥이다 그래 달구새끼들 무덤 구덩이 콸콸 똥물 붓는 염씨는 그래 바닥에서 높이 바닥으로 날지 못하고 그래 고골고골 하늘에다 주먹밥만 멕이고... 그래. 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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