800만 화소와 2.5인치 화전형 액정화면을 달고 출시되었던 2007년.
L형 그립의 단단한 바디 디자인과 동영상 촬영 기능까지 갖춘 이 놈은
당시에만 해도 참으로 매혹적이었다.
물론, af 촛점 과 제한적인 조리개 조절 옵션 때문에 동영상 제작을 하겠다는 생각은
애초에 없었다. 수덕사 스님들과 블로그 이미지 용으로 손쉽고 휴대하기 부담없는
그러면서 약간의 뽀대로 해서 수덕사 촬영 때 가방에 넣고 다닌 것 외에는
아이들의 스냅사진용으로 넘겨졌던 놈이었다.
그런데 이제와 이 놈을 꺼내든 연유는 무식한 욕구가 발동한 탓이었다.
하기사 아이폰으로도 영화를 찍는 마당에 똑딱이라고 그리 못할 것 없다 생각했다.
하지만 생각은 생각일 뿐이다.
아이폰으로 영화 찍기는 그 자체가 '이슈'로서 의미를 갖는다.
하지만 이 놈은 그 '이슈' 마저 거세된 '장난질'일 뿐이다.
시절은 변해 DSLR로 방송 프로를 제작하는 세상이됐다. 그래서 동영상 촬영 기능이 출중한
DSLR은 VDSLR로 불리며 방송현장에 당당히 모셔진다.
하지만, 그 현장에 똑딱이는 없다. 그런데도 두부모 만한 이 똑딱이를 만지작거리고 있는 것은
그래 장난기가 발동한 때문이다. 그래 그게 이 놈을 만지작 거리는 이유의 모든 것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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